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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렌티나의 맥박이 귓가에서 울렸다. 그녀는 복면을 쓴 남자의 강한 손아귀에 맞서 몸부림쳤다. 비틀고, 잡아당기고, 그의 발을 밟으려 했지만, 그는 그녀보다 강했다.

"놓으라고!" 그녀는 숨을 헐떡이며 그의 손가락을 팔에서 떼어내려 했다. 하지만 그때 차가운 금속이 그녀의 목에 닿는 것을 느꼈다.

칼이었다.

날카로운 칼날이 그녀의 피부를 간신히 스쳤지만, 그가 전하려는 메시지는 분명했다. 그녀는 얼어붙었고, 가슴 속에서 숨이 멎었다. 그녀의 머리가 가만히 있으라고 소리치는 동안 사지에서 힘이 빠져나갔다.

흐릿했던 시야가 서서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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